- [인터뷰] 비욘드디엑스 창업자 정소진 대표
- 조기 진단부터 MRD까지…비욘드디엑스가 그리는 ‘질환 전주기 혈액 진단’
- 올해 ‘ForeCheck LC’ 국내 본임상 후 허가 목표·‘ForeCheck MDD’ 중국 탐색 임상 가시화

[더바이오 강인효 기자] “올해 주력 파이프라인 중 하나인 액체생검 기반의 조기 폐암 선별검사인 ‘ForeCheck LC’의 ‘본임상’을 진행한 후 국내 허가를 받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주요우울장애 진단 조기 검사인 ‘ForeCheck MDD’도 연내 중국에서 ‘탐색 임상’에 진입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인 만큼, 글로벌 진출도 가시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비욘드디엑스 창업자인 정소진 대표는 최근 <더바이오>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정소진 대표는 지난해 중소벤처기업부 주최 여성창업경진대회에서 혈액 다중마커를 이용한 조합 알고리즘 기반의 폐암 진단 기술 개발로 ‘대상’의 영예를 안으며 큰 주목을 받았다.
올해로 설립 3년 차를 맞은 다중 통합분석 솔루션 개발기업 비욘드디엑스는 2026년을 상업화 및 글로벌 진출의 원년으로 삼았다. 지난 6일 경기 광명에 위치한 비욘드디엑스 본사에서 정 대표를 만나, 지난해 주요 성과와 올해 사업 목표에 대해 들어봤다.
2023년 8월 설립된 비욘드디엑스는 ‘혈액’을 기반으로 한 맞춤형 다중 통합분석 솔루션을 개발하는 진단기업이다. 혈액 내 미세한 ‘바이오마커’를 통합 분석해 질환 특성을 정밀하게 포착하는 기술을 바탕으로, ‘암’과 ‘정신질환’ 분야에 특화된 파이프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비욘드디엑스의 주력 파이프라인은 ‘ForeCheck LC(폐암 조기진단)’와 ‘ForeCheck MDD(주요우울장애 진단)’다. 소량의 혈액을 채혈해 분석함으로써 폐암과 주요우울장애를 조기에 선별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정소진 대표는 “’한 방울의 혈액으로 체외진단을 통해 사람의 목숨을 살릴 수 있다’는 게 비욘드디엑스의 비전”이라며 “사명인 비욘드디엑스(BeyondDx)도 ‘진단 그 이상을 추구하는 차세대 진단기업’의 의미를 담고 있다”고 말했다.
비욘드디엑스는 질환의 전 주기에 관여하는 파이프라인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 해당 포트폴리오는 크게 3가지로 구분되는데 △질환의 증상이 나타나기 이전 단계에서 질환을 탐색하는 ‘조기 진단’ 검사 △질환의 증상이 발현돼 진단이 이뤄진 이후 치료 반응과 예후를 예측하는 ‘예후 예측’ 검사 △치료 이후 질환의 재발 여부를 추적·확인하는 ‘모니터링’ 검사 등이다.
출처 : 비욘드디엑스
현재 개발 단계가 가장 앞선 파이프라인은 조기 진단 검사다. 이 가운데 ForeCheck LC는 연내 국내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ForeCheck MDD는 중국에서의 탐색 임상 진입을 발판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정 대표는 “조기 진단 분야에서는 암과 정신질환 모두 혈액 내에 존재하는 특정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타깃으로 하는데, 회사가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선택한 이유는 질환의 증상이 아직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은 초기 단계에서도 질병 발생으로 이어지는 생물학적 연관성이 높은 신호를 포착할 수 있는 지표가 단백질일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비욘드디엑스는 단백질 바이오마커를 기반으로 조기 진단 파이프라인을 구축했다. 정 대표는 “조기 진단 단계에서는 임상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단일 지표만으로는 질병 유무를 판별하기 어렵고, 검사 정확도 역시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면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하나의 바이오마커에 의존하지 않고, 질환을 대표할 수 있는 특이도가 높은 복수의 바이오마커를 선별해 적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들 다중 바이오마커의 발현 양상을 머신러닝(M/L)과 인공지능(AI) 기반 알고리즘으로 분석해 진단 정확도를 고도화하고 있다”며 “회사는 다중 바이오마커와 알고리즘을 결합한 접근법이 조기 진단의 핵심 경쟁력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고 덧붙였다.
혈액 기반 동반진단 분야에서 기존 기업들의 접근법은 주로 혈액 내에 존재하는 특정 질환 관련 ‘순환종양 DNA(ctDNA)’를 추출한 뒤, ctDNA를 고심도 시퀀싱(high-depth sequencing) 으로 분석해 유전자 변이를 프로파일링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방법은 암의 분자적 특징을 간접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종양의 이질성이나 치료 반응을 실시간으로 반영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제기돼왔다.
이에 반해 비욘드디엑스의 조기 진단 메커니즘은 ctDNA 분석에 더해 혈액 내를 순환하는 ‘암세포(CTC, Circulating Tumor Cells)’를 직접 포획해 분석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제 암세포를 기반으로 한 프로파일링을 통해 암과의 연관성을 보다 정밀하게 확인하고,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을 직접 반영할 수 있다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이를 통해 암의 치료 가능성이나 치료 반응을 보다 직접적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고 말했다.
비욘드디엑스는 향후 예후 예측 검사 영역에서도 이러한 접근법을 확장할 계획이다. 정 대표는 “암은 발생과 전이 과정에서 지속적으로 유전자 변이를 일으키며 새로운 형태로 진화하는데, 이 과정에서 생성되는 ‘신생항원(neoantigen)’이 치료 반응과 예후를 가르는 핵심 지표로 주목받고 있다”며 “회사는 이러한 신생항원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분석 플랫폼을 구축해 예후 예측 검사 파이프라인에 적용할 방침”이라고 덧붙였다.
비욘드디엑스는 치료 이후 단계에 대한 모니터링 검사 영역에서도 파이프라인 확장성을 확보하고 있다. 치료 이후에는 종양이 제거되거나 현저히 감소한 상태인 만큼, 극미량으로 남아 있을 수 있는 암 관련 신호를 정밀하게 포착할 수 있는 분석 방법이 요구된다.
정 대표는 “이와 관련해 회사는 T세포 수용체(TCR, T-cell receptor)에 기반한 분석 접근법을 적용하고 있다”며 “’면역세포’는 외부 항원이나 종양 변이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는 인체의 감시체계로, 이 가운데 ‘T세포’는 항원을 직접 인식하고 반응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하는데 특히 ‘T세포 수용체’는 항원이나 변이체의 변화에 따라 그 구성과 발현 양상이 증가 또는 감소하는 특성을 보인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비욘드디엑스는 이러한 특성에 착안해 T세포 수용체를 프로파일링하는 기술을 활용, 치료 이후 질환의 잔존 여부를 평가하는 모니터링 검사로 확장하고 있다”며 “해당 접근법은 ‘미세잔존질환(MRD, Minimal Residual Disease)’ 검사를 포함한 정밀 모니터링 검사로 적용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회사는 질환의 발생 전부터 치료 이후까지 이어지는 각 단계별 특성을 고려해 맞춤형 진단·모니터링 검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며 “적용되는 바이오마커 역시 질환과 목적에 따라 차별화함으로써 개별 케이스에 최적화된 진단 정확도 제고를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출처 : 비욘드디엑스
특히 가장 개발 단계가 앞선 파이프라인인 조기 폐암 선별검사 ‘ForeCheck LC’에 거는 기대가 크다. 정 대표는 “ForeCheck LC는 폐암에 대한 특이도가 굉장히 높은 바이오마커 3종을 선택을 해서 머신러닝 기반으로 진단 정확도를 높였다”며 “올해 본임상에 들어갈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폐암 진단 기술의 정확도 평가는 ‘건강한 대조군’과 ‘폐암 환자군’을 비교해 민감도와 특이도, 예측 정확도 등을 산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또 이를 근거로 식품의약품안전처나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아왔다.
다만 규제당국과 실제 임상 현장에서 요구하는 평가는 보다 ‘현실적인 고위험군’ 설정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특히 폐암 검진의 ‘표준 프로토콜’로 자리 잡은 ‘저선량 흉부 CT(LDCT) 검사’에서 폐결절이 관찰되는 고위험군을 대상으로, 해당 검사법이 폐암과 비(非)폐암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구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변별력 평가가 바람직하다는 것이 식약처와 FDA의 공통된 권고다.
저선량 CT 판독에는 미국영상의학회(ACR)가 제정한 ‘Lung-RADS(Lung Imaging Reporting and Data System)’ 체계가 적용되며, ‘Lung-RADS 2 이상’은 폐결절이 관찰된 상태를 의미하지만, 대부분은 양성 병변으로 분류된다. 이에 비욘드디엑스는 Lung-RADS 2 이상으로 분류된 ‘폐결절 보유 고위험군’을 대조군으로 설정해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폐암 1기 환자를 기준으로 하더라도 민감도와 특이도가 각각 80% 이상으로 확인됐으며, 이는 탐색 임상 단계에서 도출된 데이터라는 게 정 대표의 설명이다.
비욘드디엑스는 올해 본임상 진입을 앞두고 대상 환자군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우선 폐암 고위험군을 중심으로 환자 모집 범위를 넓히는 한편, 결핵·천식·폐렴 등 다양한 비암성 폐질환을 포함해 폐암과의 변별력을 추가로 검증할 방침이다.
아울러 폐암 외에도 국내 주요 5대 암종으로 꼽히는 위암·전립선암·대장암·췌장암·간암을 대상으로 한 타암종 분석을 병행해, 암종 간 구분 능력에 대한 검증도 진행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실제 임상 환경에서 활용 가능한 진단 성능을 보다 정밀하게 입증한다는 구상이다.
정 대표는 “회사가 목표로 하는 진단 성능은 민감도 85% 이상, 특이도 90% 수준”이라며 “현재까지 2000건 이상 축적된 국내 ‘탐색 임상’ 데이터를 기반으로 머신러닝 알고리즘을 적용한 결과, 해당 목표치를 무리 없이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올해 상반기 중 규제당국과 허가 관련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며, 일정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연말께 허가 결과가 도출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ForeCheck MDD는 국내 연구 임상을 통해 바이오마커 검증을 비롯해 분석적 성능 평가까지를 완료한 상태”라며 “현재는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 소규모 탐색 임상을 준비 중”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중국 현지에서도 우울증 진단 기술에 대한 관심을 바탕으로 2개 기관(루예진단, 상하이커화바이오엔지니어링)과 공동으로 연구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며 “중국에서는 아직 연구 목적의 임상 단계로, 올해 항저우 지역 병원과 협력해 약 250명 규모의 탐색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사진 왼쪽부터) 강혁신 상하이커화바이오엔지니어링 부사장과 이광혁 비욘드디엑스 부사장이 MOU를 체결한 뒤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출처 : 비욘드디엑스)
올해 국내 상업화에 도전하는 ForeCheck LC에 대한 비욘드디엑스의 주요 활용 채널은 ‘검진센터’와 ‘1·2차 의료기관’이다. 회사는 현재 수도권 내 5개 주요 검진센터와 협의를 진행 중이며, 이와 함께 의미 있는 규모의 1·2차 병·의원도 핵심 파트너로 설정하고 있다.
정 대표는 “1·2차 병·의원의 경우 자체적으로 CT 장비를 보유하지 않은 곳이 많지만, 고위험군 대상자를 선별한 뒤 혈액 검사를 실시하고 이후 검진센터와 연계해 수탁검사 방식으로 운영하는 구조가 가능하다”며 “회사는 ForeCheck LC를 특정 치료제나 약물과 직접적으로 연계된 모델이 아니라, 50세 이상 암 검진 대상자라면 누구나 적용 가능한 검사로 포지셔닝하고 있다”고 말했다. 즉, 실제로 무증상 일반인을 대상으로 건강검진이 주로 이뤄지는 검진센터와 1·2차 의료기관이 주요 타깃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3차 의료기관에서는 LDCT가 폐암 검진의 표준 검사로 활용되고 있지만, 위양성률이 높다는 한계가 존재한다. 정 대표는 “실제 임상 현장에서는 다수의 피검자가 폐암 의심 소견을 받더라도, 최종적으로 암으로 확진되는 사례는 제한적인 경우가 많다”면서 “이에 비욘드디엑스는 혈액 기반 검사를 LDCT의 보조적 검사로 활용함으로써, 불필요한 추가 검사와 과잉 진단을 줄이는 역할을 수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출처 : 비욘드디엑스
비욘드디엑스는 질병이 확진된 환자의 치료 반응과 치료 가능성을 예측하는 ‘예후 예측 검사’와 치료 이후 질환의 잔존 여부와 재발 가능성을 추적하는 ‘모니터링(MRD) 검사’ 등 2가지 파이프라인을 병행해 개발하고 있는데, 해당 파이프라인들은 현재 연구 임상 단계에 있다. 정 대표는 “이들 과제는 2024년 7월부터 수행 중인 ‘딥테크 팁스’ 과제 범위 내에서 개발이 진행되고 있으며, 적용 대상 암종은 대장암과 간암, 신장암 등 3개 암종”이라고 설명했다.
비욘드디엑스는 올해 시리즈 A 투자 유치를 추진하고 있으며, 목표 조달 규모는 50억원이다. 회사는 창업 직후인 2023년 12월 국내 대표적인 액셀러레이터(AC)인 블루포인트파트너스로부터 시드(seed) 투자를 받은 바 있다. 기업공개(IPO)는 주력 파이프라인인 ForeCheck LC의 상업화 이후 매출이 본격적인 성장 궤도에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2027년(예상 매출 101억원)을 기점으로, 2028~2029년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 대표는 “ForeCheck LC처럼 체외진단 분야에서 탐색 임상 단계에서만 2000건 이상의 데이터를 확보한 사례는 흔치 않다”며 “우리는 이미 탐색 임상을 통해 2000건이 넘는 임상 데이터를 축적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바탕으로 허가 임상에서도 약 2000명 규모를 목표로 한 대규모 임상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그는 “질병은 단일 원인이나 단일 기전으로 설명되기보다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특히 향후 중증·난치 질환일수록 환자 간, 질환 내 이질성(heterogeneity)이 커지면서 기존 치료로는 충분히 충족되지 않는 언멧 니즈(unmet needs)가 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보다 복합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며 “회사가 추진하는 모든 연구개발(R&D) 전략 역시 이러한 언멧 니즈 해결에 맞춰져 있다”고 설명했다.
정 대표는 이러한 변화로 기존의 단일 지표 중심 진단 방식의 한계가 점차 뚜렷해지고, 새로운 진단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향후에는 혈액 검사를 통해 우울증 발병 위험을 평가하거나 질환의 진행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진단 환경이 보편화될 것”이라며 “비욘드디엑스는 환자가 쉽고 빠르게 접근할 수 있고, 의료진이 보다 신속한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는 검사 체계를 구축하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회사는 원하는 시점에 누구나 부담 없이 검사받을 수 있는 진단 서비스 구현을 목표로 개발을 진행 중”이라며 “이러한 접근 방식이 실제 시장에 적용될 경우 의미 있는 반향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출처 : 더바이오(https://www.thebionews.net)